끼리끼리 둘러앉아 상사 욕하기는 쉽죠. 밖에서 욕 먹을 일 생기면, 상사가 시켰다고 둘러대긴 좋죠. 근데, 상사 입장에서 당신은 어떨까요? 잘난 놈은 못난 어른 보면서도 하면 안 될 짓을 가린다던데, 당신은 혹 잘난 상사 밑에서도 못난 것만 본받고 있진 않은지요? 혹 저 문제적 부하의 4가지 유형에 속하진 않으신가요?

언제부턴가 상사가 어떤 말을 하면 대뜸 ‘그건 아닌 거 같습니다’라고 말하는 습관이 들진 않았는가? 남들 보기에는 할 말 하는 줏대 있는 부하직원 같아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당신의 마음속에는 상사에 대한 무시가 들어 있다. 미안하지만 그래도 상사는 상사다. 당신이 아무리 상사보다 옳은 해법을 알고 있다 해도 당신의 말과 행동은 기껏 브레이크 역할밖에 하지 못하지, 대세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닌 거다. 오히려 상사와의 감정적인 대립이나 조직 전체의 불화를 가져올 뿐. 그리고 이렇게 커봤자 당신은 결국 자기 의견 안 굽히는 독불장군이 되기 십상. 윗사람 말도 안 듣는데, 아랫 사람 말에 과연 귀를 기울이겠는가?

헤이~ 예스맨. 상사의 제안이 최선책이 아닌 걸 알면서도 그냥 받아들이는 그대. 굳이 다른 제안을 해야 하는 수고도 피할 수 있고, 나중에 상사를 빙자하여 책임도 회피할 수 있을 테니 뭐 그냥 월급이나 받고 대충 다니려면 이만한 게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신은 어느새 상사가 지시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못하는, 혹은 매뉴얼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수동적인 사람이 되어 있진 않은가? 아무런 자기 계발 없이 기능적인 역할만을 수행한다면, 이건 결국 스스로의 재능을 고갈 시킬 뿐 아니라 위기 상황이 닥쳤을 땐 아무 일도 못하는 바보가 되기 쉽다.

상사가 뭐라고 하든 그저 묵묵히 듣고만 있는 그대. 자기 의견도 없고, 그렇다고 상사의 말에 수긍하지도 않는다. 이런 유형은 상사에게 무관심할 뿐만 아니라 회사, 그리고 더 나아가서 자신이 하고 있는 업무 자체에 대해서 무관심하다. 게으름을 피울 수 있으면 일을 안 하는 게 장땡이고, 상사가 시키는 대로 하면 업무량이 늘어날 거 같으니 은근히 태업을 하며 버틴다. 한마디로 한 달이라는 시간을 회사라는 자판기에 집어넣으면 그냥 월급이 툭 떨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뿐. 한 달 버티고 월급은 제대로 들어왔을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허비해버린 한 달 또한 결국 자기 인생의 한 달이었음은 생각하지 못하는 근시안적인 유형이다.

이런 유형은 딱히 문제랄 것은 없다. 이들은 적어도 자기 할 일을 80점 정도로는 해내고, 지적 받는 것들은 제때 제때 고치기 위해 노력하니까. 하지만 이들은 전례와 관례를 따르는 데 익숙하다. 지금까지 이래왔으니까, 그냥 그 관성에 따라 움직인다. 상사에게 몇 번 건의를 해봤지만, 안 먹히니 그냥 ‘하던 대로 하는 게 최선’이라는 생각으로 묵묵히 따른다. 환경이 바뀌어도 무언가를 바꿀 생각은 안 하고, 그 변화를 눈치 채고도 상사에게 말하지도 않아 상사가 잘못된 판단을 하게 내버려두기 일쑤. 스스로는 상사를 잘 따른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당신은 상사와 스스로를 그저 평균 수준으로 고착화시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