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자의 금으로 불리던 은 가격이 3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은값은 사상 최고가를 돌파하고 있는 금값의 상승보다 더 거침없이 상승하고 있다. 2010년 기준으로 금값은 30.9% 상승했지만, 은값은 116%나 상승하면서 1년 사이 2배 가까이 오르는 상승세를 보였다. 그로 인해 2011년도 경제의 새로운 트렌드로 '실버러시'가 손꼽히고 있다.

연일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은', 이유 있는 급등세

은이 연일 급등세로 보이는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중동 지역의 정정 불안으로 안전자산인 금과 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최근 아프리카, 중동의 민주주의 열풍으로 세계 경제가 불확실성에 휩싸이자 안전자산인 금과 은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리고 달러 약세가 계속되고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는 것도 이유 중 하나이다.

또한,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전기전자 부품 등 산업용 원자재로 은을 찾는 수요도 급증하면서 은의 가격은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은의 경우 40% 이상 산업용으로 쓰인다. 은의 소비에서 산업용이 2009년에는 41%, 2010년에는 46%로 늘어났다. 이는 은의 영역이 자동차 배터리, TV, 휴대전화, 의료기기에서 제약업계 원자재로 확장한 결과이다.

특히, 세계 2위의 경제대국 중각의 은 소비를 상당 부분 늘리면서 은값의 급등세를 이끌고 있다. 중국은 자동차, 정보통신 제품 등 은이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제품 판매가 증가하고 있어 세계 수요 증가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주가지수펀드(ETF)로 은에 투자

은에 투자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귀금속에 가서 직접 은제품을 구입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은의 경우 세금과 세공비 등을 비용이 들기 때문에 금보다는 투자하기 까다롭다. 또한, 상품 투자의 경우 국내에서 은에 투자하는 상품이 없다. 금이나 원유를 투자하는 주가지수펀드(ETF)가 있지만 은에 투자하는 ETF는 국내에 출시되지 않았다.

따라서 해외 투자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국내 일부 증권사에서는 HTS(홈트레이딩시스템)나 온라인을 통해 해외 ETF에 투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다. 하지만, 해외상품이기 때문에 환율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은 가격이 오르더라도 환율이 급락하면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내의 은값 상승 수혜주안 '고려아연'과 'LS'

해외 투자가 부담스럽다면 은을 생산하는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은값 상승 수혜주로 고려아연과 LS가 대표적이다. 고려아연은 2009년 은 생산량이 1,293톤으로 세계 1~2위권 생산량이며 아연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은을 추출한다. 또한, LS는 전기동제련사인 LS니꼬동제련을 자회사로 가지고 있어 전기동 제련과정에서 추출되는 은과 금을 생산한다. LS의 금과 은 매출은 전체 매출 7조 5,000억 원의 35% 수준이다. 하지만, 은테크의 열풍으로 인한 섣부른 투자보다는 투자 전 꼼꼼한 조사와 신중한 판단을 바탕으로 재테크 계획을 세워야 한다.

꾸준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은값

은값은 앞으로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은값은 1980년대부터 25년간 평균 10달러 이하였다. 하지만, 2006년 10달러 선에서 오르고 내리는 것을 반복하다가 지난해 9월 20달러를 돌파했으며, 12월에는 30여 년 만에 30달러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해냈다. 그 여세를 몰아 이달 7일 36달러마저 경신하며 연일 최고치를 새로 쓰고 있다. 은은 금과 달리 가치저장 기능만 있는 게 아니라 귀금속 용도를 비롯해 각종 전자제품, 의약품 등 산업용 금속으로도 가치가 매우 크기 때문 높은 상승률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 금은 재고가 늘고 있는 반면 은 재고는 줄어들고 있는 상황도 은값을 상승시키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조만간 은값이 4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한다. 산업경기가 선순환하는 구조에서 은의 급등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한다.

[웹브라이트] 이수진 기자